국민동의청원, 5만 명은 접수 요건이지 결론이 아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서 5만 명을 채웠다는 소식은 가끔 뉴스가 된다. 그런데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는 좀처럼 후속 보도가 없다.
이유는 절차에 있다. 5만 명은 국회 접수 요건일 뿐 심사의 끝이 아니다. 국회법은 그다음에 위원회 심사와 기간 연장 조항을 따로 두고 있다.
동의를 모으는 단계부터 위원회 심사와 본회의까지, 청원이 지나는 경로를 조문 순서대로 정리한다.

핵심 정의 — 두 가지 청원 경로
국회법 제123조 제1항은 국회에 청원하는 방법을 둘로 적는다. 의원의 소개를 받거나, 국회규칙으로 정하는 기간 동안 일정 수 이상 국민의 동의를 받아 청원서를 제출하는 방법이다.
뒤쪽이 국민동의청원이다. 2019년 국회법 개정으로 들어왔고, 전자청원시스템을 통해 본인 확인을 거쳐 제출한다.
접수되지 않는 청원도 정해져 있다. 같은 조 제4항은 재판에 간섭하는 내용, 국가기관을 모독하는 내용, 국가기밀에 관한 내용은 접수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5만 명에 이르는 두 단계
구체적인 인원과 기간은 국회규칙인 국회청원심사규칙이 정한다. 2021년 12월 개정으로 성립 요건이 30일 이내 10만 명에서 5만 명으로 조정됐다.
| 단계 | 요건 |
|---|---|
| 등록 후 공개 전 | 30일 이내 100명 찬성 |
| 요건 검토 | 찬성 100명 달성일부터 7일 이내 |
| 공개 후 성립 | 공개일부터 30일 이내 5만 명 동의 |
문턱이 둘이라는 점이 자주 빠진다. 100명을 먼저 모아야 공개 목록에 올라간다. 그 앞에서 사라지는 청원이 실제로는 더 많다.
성립하면 위원회로 간다
5만 명을 채우면 청원으로 접수된 것으로 본다. 그다음은 제124조다. 의장은 청원요지서를 작성해 의원들에게 배부하고 소관 위원회에 회부해 심사하게 한다.
위원회에는 청원심사소위원회가 있다. 제125조 제1항은 위원회가 청원 심사를 위해 이 소위원회를 두도록 한다. 필요하면 청원인이나 이해관계인, 전문가의 진술을 들을 수 있다.

90일, 그리고 연장
여기가 후속 보도가 끊기는 지점이다.
제125조 제5항은 위원회가 청원이 회부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심사 결과를 의장에게 보고하도록 한다. 다만 특별한 사유로 마치지 못하면 위원장이 중간보고를 하고 60일 범위에서 한 차례 연장을 요구할 수 있다.
제6항이 한 겹 더 있다. 장기간 심사가 필요한 청원으로서 그 기간에도 마치지 못할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위원회 의결로 추가 연장을 요구할 수 있다.
이 조항의 구조가 결과를 만든다. 90일과 60일이라는 숫자는 있지만 추가 연장에는 상한이 적혀 있지 않다. 동의 5만 명을 채운 청원이 임기 만료까지 결론 없이 남아 있는 경우가 나오는 이유다.
끝나는 방식은 두 가지
위원회가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결정하면 의견서를 붙여 의장에게 보고하고, 그 뒤 본회의에서 다뤄진다.
반대로 본회의에 부의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하면 처리 결과를 의장에게 보고하고 의장이 청원인에게 알린다.
이때 한 가지 장치가 남아 있다. 제125조 제8항 단서는 폐회나 휴회 기간을 제외한 7일 이내에 의원 30명 이상이 요구하면 그 청원을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한다. 위원회 단계에서 종결된 사안을 본회의로 끌어올리는 통로다.
장단점 — 5만 명이라는 문턱
장점은 진입 경로다. 의원 소개를 구하지 못해도 국민이 직접 국회 의사일정에 안건을 올릴 수 있다. 요건을 10만에서 5만으로 낮춘 것도 이 문을 넓히는 방향이었다.
단점은 성립 이후의 구속력이다. 심사 기간에는 연장 조항이 겹겹이 붙어 있고, 위원회가 부의하지 않기로 하면 의원 30명이 나서지 않는 한 그대로 끝난다. 동의를 모으는 데 드는 노력과 이후 절차의 강제력이 비대칭이라는 지적이 여기서 나온다.
보는 방법
- 100명 문턱을 넘었는지 본다: 공개되기 전에 걸러지는 단계가 따로 있다
- 회부일을 확인한다: 90일 기산점은 위원회에 회부된 날이다
- 연장 요구가 있었는지 본다: 60일 연장과 의결에 의한 추가 연장은 다르다
- 불부의 결정 후 7일을 본다: 의원 30명 이상이 요구하면 본회의로 간다
국회가 정부를 상대로 쓰는 다른 절차는 예산안 심사 정리에, 정당에 들어가는 국고 배분은 정당 보조금 정리에 있다.
청원 제출과 심사 절차는 국회법 제123조부터 제125조에, 동의 인원과 기간은 국회청원심사규칙에 있다. 진행 중인 청원은 국민동의청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요약하면 5만 명은 국회 접수 요건이고 심사는 그다음부터다. 공개 전에 100명 문턱이 따로 있고, 위원회 심사는 90일에 60일 연장, 의결에 의한 추가 연장까지 가능하다. 불부의로 끝나도 의원 30명이 요구하면 본회의로 올라간다.
국민동의청원에 동의해 본 적이 있는지, 그 청원이 어떻게 끝났는지 댓글로 알려 달라. 사례가 모이면 분야별로 다시 정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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